'카네코 (Kaneko)'의 1990년작 SF 횡스크롤 비행 슈팅 '에어 버스터 (Air Buster: Trouble Specialty Raid Unit)' 입니다. 베일에 싸인 외계 병기의 갑작스런 침략에 맞선 지구의 특수 유닛의 파일럿이 되어 활약하게 되는 게임 되겠습니다. 쉽게말해 스토리는 단순하고 뻔합니다.

어차피 게임업계라는게 그런 측면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이 카네코라는 제작사는 오타쿠적 특성이 좀 더 강한 회사 가운데 하나 입니다. 이 작품에서도 그런 특성이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스타트시 기체가 비행모선의 갑판 위로 올라오며 날개가 펴지는 연출이라든지, 서브웨폰의 미사일이 날아가는 장면 등을 보면, 디자인이나 연출에 있어서 80년대 제패니메이션 메카물의 전형적인 분위기를 풍깁니다.

그러면서 각 스테이지마다 부제를 달았습니다.

PHASE 1: Seaside front (해변 앞에서)
PHASE 2: Mechanized cave (기계화된 동굴)
PHASE 3: Scramble! (진격하라!)
PHASE 4: Out of gravity (중력의 밖에서)
PHASE 5: The borderline (적의 경계선)
PHASE 6: Death circus (죽음의 서커스)

공상과학 애니메이션의 에피소드마다 붙은 부제들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런 세심한 부분들에 나름 신경을 쓴 오타쿠적인 성향이 드러나는 것이지요.

갑판으로 올라오며 날개가 펼쳐지는 모습. 1P와 2P 기체의 디자인이 약간 다르다.

그래서 일단 디자인들은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컨셉 디자인에 비해서 인게임상의 표현들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메카물 오타쿠가 예술적 소양은 부족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데, 스타트시의 데데모연출에 보이는 기체의 디자인과 인게임상의 작은 기체 표현은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바로 지난번에 SNK의 1985년작 '아소 (ASO)'에 대한 포스팅을 했었는데, 플레이어 기체가 아주 작게 표시되지만 세련된 느낌을 주는데 반해, 이 게임상의 플레이어 기체는 더 큰데도 불구하고 표현이 미숙합니다. 그리고 적들도 너무나 평면적으로 표현됩니다. 횡스크롤 게임이니까 기체들의 측면에서 바라본 모양들로 표현되게 됩니다. 그런데, 투시원근법이 적용되는 3차원 퍼스펙티브 상에서 바라본 측면과, 도면상에서 바라본 사이드뷰는 분명히 다릅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도면의 사이드뷰 이미지가 돌아다니는 느낌이 드는 기체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픽상의 또 다른 문제점은 컬러 사용의 문제 입니다. 블루-바이올렛-옐로우 계열들은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그런데 레드와 그린계열 컬러들을 잘못 사용해서 촌티가 흐르게 만듭니다. 레드컬러는 명도를 조금 높이면서 Hue 값을 조절했어야 하고, 그린계열은 올리브그린 쪽이나 에메랄드그린 쪽으로 사용했으면 더 나았을 것입니다. 아니면 명도를 높이고 채도를 낮추든지.

2 스테이지 터널구간
비주얼에 대해 혹평을 한 것 같지만, 일반적인 시각으로 보면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좋은 편에 속하구요. 어떤 부분들은 꽤 느낌이 좋은 곳들도 있습니다. 예를들어 2스테이지의 고속 터널구간도 느낌이 좋습니다. 1스테이지의 배경도 괜찮구요. 그런데 보면 전부 다 제패니메이션의 메카닉 표현의 전형적인 방식으로 처리된 곳들입니다. 그러니까 제작진의 역량은 덕후력에 몰빵되었다는 느낌을 받는 것입니다.

시스템은 단순합니다. 처음에는 기본무기만 제공되는데, 기체에는 기본적으로 차지샷 기능이 있습니다. 차지샷 게이지는 상단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모으는 시간은 아주 짧습니다. 차지샷의 데미지는 약하지만 대부분 탄환까지 소거시키는 기능이 있어서 상당히 유용합니다. 단, 한 번 쓰면 서서히 게이지가 떨어지면서 쿨다운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래서 곧바로 다시 사용할 수는 없고 5초 정도 지나야 스탠바이 메시지가 게이지상에 뜨면서 다시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아이템을 먹으면 서브웨폰이 장착되는데, 필자의 경우는 그냥 'M (미사일)'만 먹습니다. M은 자주 나오는 빨강색과 초록색이 있는데, 둘 다 호밍형이지만 초록색이 추적능력이 더 뛰어난 반면 위력은 빨강색이 조금 더 높습니다. 필자의 경우는 그냥 초록색 먹고 그냥 쭉 갑니다.

한 가지 주의할 시스템은, 'P'를 먹으면 기본무기가 강화되는데, 사격범위가 넓어지고 위력이 강해집니다. 문제는 그렇게 강화될수록 연사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되겠습니다. 만약 넓은 범위의 탄막 중에서 일부만 적에게 히트해도 전체 탄막이 멈추며 전탄히트 판정이 나오면, 곧바로 다음 탄을 연속으로 발사할 수가 있겠지요? 그런데 그런 방식이 아니라, 적에게 히트하지 않은 탄들은 그냥 쭉 앞으로 지나갑니다. 이런 방식이면 아무리 적을 맞추어도 빠른 연사가 안나갑니다.

이 게임의 경우 넓은 사격범위나 파워보다는, 빠른 연사가 필요한 적들이 중간중간 등장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기본무기를 너무 강화하지 않는 편이 진행에 도움이 됩니다. 'P' 두 개를 먹으면 기본무기가 3발 묶음으로 발사되는데, 여기까지는 연사성능이 거의 떨어지지 않아서 고속연사가 가능합니다.

전체적으로 잘 만들어지 게임이고, 난이도도 그리 높지 않아서 접근성도 괜찮습니다. 중간중간 고비가 몇 군데 있지만, 보너스가 비교적 후한 편이라 충분히 원코인 할 만 합니다. 그러다보니 그냥 원코인은 좀 그렇고 노미스 원코인 달성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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