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이스트 (Data East Corporation)'의 1988년작 횡스크롤 액션 슈팅 명작 '체르노브 (Chelnov - Atomic Runner)' 입니다. 일본 내수용 오리지널 제목은 '싸우는 인간 발전소 (戦う人間発電所)'라는 괴상한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게임이 재미있게 잘 만들어지기도 했거니와, 또 워낙 개성이 강한 작품이다보니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계신 작품이 되겠습니다.

1988년 작품임에도 제법 그럴싸한 오프닝이 제공됩니다. 스토리야 단순하지만 "어찌어찌 하다가 수퍼히어로가 되었다"는 식의 고전적인 시놉시스는 언제 들어도 매력적이죠. 아무래도 일본작품이 많아서 "망가" 스타일 일색이던 아케이드 게임계에 "카툰" 풍의 오프닝 일러스트도 당시엔 신선했습니다.

1986년 소련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일어나다.

평범한 광부였던 체르노브.
끔찍했던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가 일어나고, 수많은 사람들이 방사능에 뒤덮여 죽음을 맞이했지만 체르노브는 참혹한 재난 속에서 생존. 이후 그 사고로 인해 엄청난 힘을 손에 넣는다.

평화롭게 살던 소박한 광부 체르노브에게 악의 손길이 뻗쳐오지만, 체르노브는 정의를 위해 싸우며 달려간다.
체르노브에게 이제 평화로운 삶은 끝난 것인가?

인간의 형상과 닮은 기괴한 거대 돌연변이 나무들이 자란 배경, 정체를 알 수 없는 형체의 생물체들, 그러한 어둡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에 히어로물의 박진감을 잘 조화시킨 배경음악 등이 만들어내는 특유의 개성은 무척 인상적입니다. 그래픽이 아주 좋다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특유의 컨셉을 잘 표현했으니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스템 또한 아주 특이한데, 액션 슈팅 장르에서 강제스크롤 이라는 것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그 안에서의 이동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반면, 이 작품은 플레이어에게 오직 전진만을 허용하는 남자의 게임 입니다. 잠시 멈춰서거나 뒤를 돌아보는 것은 허용되지만, 단 한 걸음도 뒤로 내딛을 수는 없습니다. 단, 보스전에서는 스크롤이 정지되므로 그 때에는 앞뒤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공격버튼, 점프 버튼, 뒤돌기 버튼의 세 버튼이 제공되고, 기본 무기는 총으로 시작해서 아이템에 따라 다양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무기가 다양하기는 하지만, 기본 무기인 총과 푸른 부메랑, 그리고 화염은 기본적으로 성격이 유사한 직사 무기 입니다. 차이점이 조금씩 있지만 그리 큰 차이는 아니며 특성이 다른 세 가지 무기가 있는데, 유도미사일과 철퇴, 그리고 원을 그리며 날아가는 가시 박힌 철구 입니다.

포스팅을 하기 위해 검색을 해보던 중 나무위키를 보니 누가 작성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각종 무기를 소개하는 부분에서, 원을 그리며 날아가는 가지 박힌 철구(거기에서는 표창이라고 쓰여져 있던데 별로 표창같이 보이지는 않음)가 가장 쓰레기 무기로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 작품이 현역으로 가동되던 당시에는 그 무기를 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 에뮬로 이 작품을 다시 하다보니 완전한 오해였습니다. 그 무기야말로 다른 모든 무기를 쌈싸먹는 궁극의 무기였던 것입니다. 사실상 첫판에 그걸 먹고나면, 최종보스를 클리어 하기까지 다른거 먹을 필요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그 무기를 쓰레기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단 두 방 밖에는 연사가 되지 않습니다. 만일 앞으로 두 개 쐈는데 뒤에서 적이 나온다면, 앞으로 쏜 두 개 중 최소한 하나가 소멸하기 전에는 뒤로 돌아 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게다가 날아가는 속도도 느리고, 원을 그리며 회전하며 날아가기 때문에 실드에 둘러싸인 중간보스 등을 공격할 때 실드에 걸려버리는 것이 많아 후졌다고 느껴졌던 것입니다.

그러나 막상 해보면 범위가 넓어 명중률이 높은데다 다수의 적들을 한번에 신속하게 처리하기에도 좋고, 느리게 날아가니까 플레이어를 보호하는 역할도 잘 해냅니다. 거기에 보스전에서는 무지막지한 딜을 자랑하는 발군의 파워를 과시합니다. 2발 밖에는 연사가 안되긴 하지만 근접공격에서는 바로바로 연사가 되니까 차원이 다른 데미지를 뽑아냅니다. 특히 일반 몹들 중에서 방패를 들고 다니는 놈들도 가볍게 처리가 가능하고, 내구성 좋은 땅에서 솟아난 팔 모양의 몬스터를 제거하는 데에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이 무기를 사용하는 순간 이 게임의 난이도는 엄청나게 하락합니다. 실제로 필자는 현역 가동기에는 원코인 달성을 하지 못했었는데, 이 무기를 사용하는 것 만으로 '이게 이렇게 쉬운 게임이었구나'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개사기 무기이다

물론 이 작품이 그렇다고 개나소나 원코인 할 수 있을만큼 쉽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현역 가동기에도 원코인 유저는 드물었습니다. 체르노브 원코인의 비결은 첫째가 조금 전에 설명한 무기의 선택이고, 두 번째는 앞뒤로 공격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이 게임은 뒤돌기 버튼이 있는데, 이게 처음에는 상당히 헷갈립니다. 특히 위험한 상황이 되면, 어느정도 뒤돌기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던 사람도 당황하여 점프 버튼을 누르게 되기 쉽습니다. 그러니 의도적으로 앞뒤로 공격하는 연습을 많이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 다음 세번째 비결은 역시 반복 연습으로, 언제 어디에서 무엇이 튀어나오는지 숙지하는 것입니다. 이상의 세 가지 과제를 완료하면 원코인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원코인은 그렇고, 노미스 원코인을 달성해서 올립니다. 노미스 원코인도 뭐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만...



이 작품은 보스들이 쉽고, 스테이지가 어려운 스타일입니다. 그래도 원코인에 도전할 분들께 약간의 팁을 드리면, 다른 보스들은 플레이 영상을 보시면 아주 쉽게 클리어 하실 수 있을겁니다. 다만, 최종보스에 대해서 조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최종보스는 먼저 지상에서 싸우게 됩니다.
이 때 체르노브는 왼쪽, 최종보스는 오른쪽에서 등장하죠.
녀석이 슬금슬금 접근해오는데, 칼을 휘두르면서 체르노브의 공격을 막아내는 동시에 공격을 해옵니다. 영상에서처럼 점프해서 녀석의 머리 등을 공격하면 됩니다. 그런데 녀석에게 어느정도 데미지를 주면 녀석이 화면 밖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등장하죠? 이때가 중요합니다.

만일 녀석이 체르노브를 구석까지 몰아세우면서 접근했을때에 화면밖으로 사라지게 되면 화면의 오른쪽으로 사라집니다. 그런데 녀석에게 데미지를 일찌감치 가해서 체르노브에게 가까이 접근하기 전에 화면 밖으로 사라지면 체르노브쪽으로(화면 왼쪽으로) 사라집니다. 이 때에는 피하기가 상당히 곤란한 경우가 생기기도 하며, 특히 이렇게 화면 왼쪽으로 사라지게 되면 다시 등장할 때 체르노브와 위치가 반대가 되죠? 즉 녀석의 뒤통수 쪽을 상대하게 되는데, 이러면 녀석이 이상한 무기들을 쏘아댑니다. 그래서 좀 더 성가시게 되기 때문에, 녀석이 화면 오른쪽으로 사라지도록 적당히 거리를 봐가면서 데미지를 주는게 좋습니다.

자유의 여신상 위에서 싸울 때에도 마찬가집니다. 일부러 데미지를 늦게 가하면서 녀석이 가깝게 접근하도록 하면 좀 더 쉽게 클리어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필자의 경우엔 그냥 적당히 쳐죽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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