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테크노스 (Technos Japan)'에서 발매한 전설적인 횡스크롤 격투 액션 '더블 드래곤 (Double Dragon)' 입니다.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80년대 후반의 아케이드 게임들을 알고 있는 올드 게이머라면 이 작품을 모를 리가 없는 기념비적 작품이 되겠습니다. 이 작품이 발매되고 2년 후에 캡콤이 '파이널 파이트 (Final Fight)'라는 걸작을 내놓기 전까지, 아케이드 역사를 통틀어 가장 성공한 스크롤 격투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2인 동시 플레이가 지원되는 이 작품의 주인공은 '빌리 (Billy Lee)'와 '지미 (Jimmy Lee)'. 보통 둘이 친구라고 알려져 있으나, 실은 친구가 아니라 형제 입니다. 게임상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면 영락없는 양아치의 길거리 개싸움 스타일인데, 설정상으로는 무술의 달인으로서 '쌍절권 (双截拳)'의 전승자 입니다. 폭력조직 '블랙 워리어스 (Black Warriors)'는 Lee 형제의 무술을 손에 넣기 위해 빌리의 연인 '마리안 (Marian)'을 인질로 납치하게 되고, 그녀를 구출하기 위해 Lee 형제는 '블랙 워리어스'와의 싸움에 나섭니다. 만약 2인 동시 플레이를 하게 된다면, 최종 보스까지 해치우고 나면 마리안을 차지하기 위해 형제끼리 생사를 건 난투극을 벌입니다. 콩가루 집안이기도 한데, 당시 이 작품은 2인 동시 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흔했기 때문에 이 마지막 '형제의 난'이야말로 이 작품의 백미였습니다. 사실 이 작품은 난이도는 꽤나 낮은 작품이기 때문에 '블랙 워리어스'를 상대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아서 HP상태 봐가면서 여러 기술들로 즐기며 때려잡으면 됩니다만, 동료 플레이어가 상대라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진정한 최종보스가 되는 셈이지요.


여담으로, 당시에는 '에이 특공대 (The A-Team)'라는 미국 드라마가 국내에 방영되었는데, 그 중 '미스터 티 (Mr. T)'가 연기한 '비에이 (B.A)'라는 캐릭터와 비슷한 흑인 거구가 이 게임에 등장하기 때문에 다들 '비에이'라고 부르곤 했습니다.

'더블 드래곤'은 은근히 기술이 많은데, 스트레이트로 시작해서 어퍼로 마무리되는 기본 펀치콤보, 옆차기로 시작해서 돌려차기로 마무리되는 킥 콤보, 펀치와 킥을 조합하여 넣는 커스텀 콤보등의 연계가 가능하고, 뭐니뭐니해도 최고의 연계기는 옆차기에서 클린치 니킥과 던지기 조합이 되겠습니다. 근접한다고 자동으로 클린치가 되지 않는 것이 '파이널 파이트' 조작체계와 큰 차이점이 되겠습니다. 단일기술로는 박치기, 날아차기, 제자리 점프 뒤차기가 있으며, 이 게임 궁극의 기술 팔꿈치 공격이 있습니다. 현역 가동기에는 이 작품의 영향으로 엘보우 공격이 최고의 격투술이라는 환상이 퍼질 정도였지요. 게임상에서는 사실상 팔꿈치 공격만 해도 원코인이 가능한 사기 기술입니다. 그리고 각종 무기공격도 가능한데, 야구방망이, 채찍, 나이프, 나이너마이트, 드럼통, 택배상자, 바위 등을 무기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기술과 아이템을 통해 이전의 작품들에 비해 확실히 깊이 있는 격투가 구현된데다가, 상당히 찰진 타격감을 제공합니다. 특히 클린치후 연속 무릎찍기의 박력은 '파이널 파이트'조차 압도합니다. 무릎으로 "퍽! 퍽! 퍽!" 찍어대면 "우웩!" 단발마를 토하며 죽어나가는 악당들을 보는 것은 호쾌함 그 자체. 반면 무기를 사용할 경우 타격감이 떨어지는데, 그래도 상당히 하드코어한 아이템을 다수 제공하여 실전적 분위기를 고조시켰습니다. 특히 드럼통 같은 아이템은 집어 던져도 되고, 발로 걷어차서 적들을 밀어버려도 되는데, 이런 소소한 것들이 실전 막싸움의 느낌을 전달하는 꿀잼 요소입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이 작품은 난이도가 상당히 쉽습니다. 그래서 개나소나 원코인을 하는 작품이었는데, 그다지 게임에 소질이 없는 유저라도 고수 기분을 만끽하며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접근성도 인기의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금방 실증이 날 수 있었지만 호쾌한 폭력에 중독성을 제공하는 작품인 까닭에, 친구와 2인 플레이를 하며 꽤 즐길 수 있는 재미가 짭짤했습니다. 또한 원코인을 하더라도 그리 오래걸리지 않는 작품이라 오락실 주인에게도 큰 위협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리플레이 영상은 옛날에 했던 기억을 바탕으로 상당히 오랫만에 한 것이므로 그리 퍼포먼스가 매끄럽고 훌륭한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미스 원코인을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었던 쉬운 작품입니다. 최종 스테이지에서 적의 아지트로 잠입한 직후에 맞닥뜨리는 트랩을 통과하는 방법과 타이밍만 안다면 딱히 위험요소랄게 없지요.



이 작품의 큰 성공 이후 아케이드 정식 후속작들이 출시되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원작의 명성에 누를 끼치는 결과를 낳고 맙니다. 2편은 비주얼이나 기술에 있어서 너무 변화가 적었고, 원작의 호쾌한 스타일로 플레이하기가 어려워진 것이 인기 감소의 원인이 되었고, 3편은 많은 변화가 시도되었으나 시대에 뒤떨어지는 완성도를 보여주며 실망감을 남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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